오늘부터 이틀 연휴다. 유태인들 패스오버 시작.
원래 오늘은 회사 인턴 아이들 데리고 롱우드 가든이나 필라델피아 가려고 했지만 날씨가 정말 안따라줘서 (오후부터 비) 취소.  (대학 직속 후배가 있으니 잘 챙긴다. 역시 학연... ^^;) 
이참에 드뎌 계속 미뤘던 공연 업뎃. ㅎㅎ

키신님 공연은 몇번 썼었지만 작년 가을부터 사야지 벼르고 있었는데 티켓 오프닝 날짜를 확인안하고 있어서 어느새 표가 싹 다 팔리고 없었다.  (내가 카네기 홀을 너무 만만하게 봤던게야 ㅜㅜ) 
당일 아침에 장영온과 줄을 섰지만 9시쯤에 갔는데도 이미 25명 줄은 다 차고 우리는 간당간당한 선. (세번째 선 사람에게 물어보니 아침 7시에 왔다고 -_-)
원래 12시에 표를 파는데 앞당겨서 11시에 팔아서 그나마 좀 덜 기다렸다. 예상대로 나 한참앞에서 잘렸는데 정말 운좋게도 내 앞에 계신 러시아 할아버지가 암표를 사서 나한테 한 장 팔았다. (앞줄에 서 있던 러시아 할머니들이 20불에 산 표를 40불에 팔았는데, 그 장면 구경하던 내게 '너도 살테냐?'라고 할아버지가 물어서 계약 성사)
어차피 한장밖에 못 샀고, 장영온은 이런저런 이유로 포기. 그래서 나 혼자 갔다.
(그런데 저녁에 가니 입구에 암표 파는 사람들 수두룩. 가격도 싼 암표도 꽤 많았다. 담엔 표 없어도 암표 사서 들어가야겠다;;)

공연 전후 나처럼 혼자 온 내 옆자리 백인 아줌마(할머니)랑 수다를 떨었는데 키신 광팬이자 키신 뉴욕 살때 (금 지금은 어디 사시나?) 같은 동네에 살아서 얼굴 자주 봤다고 하고, 이런저런 공연 에피소드도 말해주었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 지진나서 다 대피하는데 혼자 열심히 피아노친 사건 등등)

공연 감상 자체는 솔직히 별로 할 말이 없다. 
가기 전에 리스트 공부 살짝 하고 갔지만 워낙 무식하다보니 전부 다 처음 듣는 프로그램. ㅜ.ㅜ
더 빠른지 느린지, 해석을 어떻게 했는지 아는 곡이라도 말 못하겠지만 하물며 처음 듣는 곡인데~ ^^a;;
그런데 피아노 소리 하나로 카네기 홀을 꽉 채우고 (심지어 나는 젤 꼭대기 층에 있었다) 두번째 곡은 너무 좋아서 소름이 좍. 첨 듣는 음악이어도 진심 감동백배. 역시 키신님~ 했다. 
키신 CD나 사서 열심히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아래는 프로그램. All LISZT. 

Program

  • FRANZ LISZT Etude No. 9 in A-Flat Major, "Ricordanza" fromEtudes d’exécution transcendante
  • FRANZ LISZT Sonata in B Minor
  • FRANZ LISZT Funérailles from Harmonies poétiques et religieuses, second version
  • FRANZ LISZT Vallée d'Obermann from Années de pèlerinage, première année: Suisse
  • FRANZ LISZT Venezia e Napoli

  • Encores:
  • ROBERT SCHUMANN "Widmung," Op. 25, No. 1 (arr. Liszt)
  • FRANZ LISZT Soirées de Vienne (Valses caprices d’après Schubert), No. 6
  • FRANZ LISZT Liebestraum No. 3

보시다시피 앙코르 숫자 완전 줄어들었음. (<- 이게 포스팅 주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공연에 참고들하시라고)
내가 다음 약속때문에 세 곡만 보고 나갔는데 그게 다여서 은근 다행스럽기도 했던. ㅎㅎ
카네기홀에서 앙코르 자제해달라고 강력한 요청이 들어갔다는 말도 있었다.
(이것도 내 옆의 아줌마가 해주신 말)
우리의 기쁨과 키신님의 기쁨을 앗아가다니. 흑흑흑.
하긴, 내가 본 몇 년 전 공연도 12곡 정도 앙코르 하고 이것때문에 사인회도 못하고 캔슬되었는데 옆자리 아줌마 말씀에 따르면 작년인가 재작년 공연은 거의 16곡 정도를 앙코르했다고 한다. 
차후 다른 콘서트에서도 앙코르 숫자를 줄일지 어떨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