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8/2010 6:00 pm


작년에 콜로라도에서 뉴욕을 방문해 Alvin Ailey를 같이 본 트레이시네가 또 와서 같이 넛크래커를 봤다. 트레이시가 자기 표를 이미 사 놓고 같이 보자고 해서 얼떨결에 옆자리만 살짝 얹은 것. 덕분에 가장 비싼 1st ring을. ㅜ.ㅜ
이번에는 동반 인원이 늘어서 여섯살짜리 딸 코이아나와 7주 된 아들 텐진이랑 같이 봄. (-_-)
원치 않았던 상황이지만 갓난쟁이 아기에 꼬마에 민폐캐릭터는 다 있었음. 비싼 돈 주고 보러온 옆자리 사람들께 죄송. 나만 눈치보여서 안절부절. ㅜ.ㅜ

NYCB 넛크래커는 몇 년 전 DJ네 그룹과 봤었는데 도대체 그게 언제인지 전혀 모르겠다. roy도 같이 있었는데.
오늘 봤더니 완전 새로보는 것처럼 정말 기억이 까마득. 의상 몇 벌과 눈오는 배경 정도만 기억에 남았다. 
그나마 그저께 본 ABT 라트만스키와 비교하면서 볼 수 있어서 괜찮았다.

우선 일막의 스토리는 비슷하다.
클라라의 집에서 파티, 대부인 헤르 드로셀마이어가 와서 자신의 인형들의 춤을 보여주고 (할리퀸과 콜럼바인 & 병사) 파티가 끝난 후 잠이 든 클라라에게 쥐들이 나타난다. 장난감 병정들과 넛크래커가 쥐들과 싸우고, 클라라가 실내화를 던져서 병정을 도와 준다. 그리고 바로 무대는 눈의 나라로 변하고 눈의 정령들이 춤을 춤.
라트만스키 버전과 다른 점은 라트만스키 버전에서 쥐들을 물리친 후 클라라(공주)와 넛크래서(왕자)의 파드되가 잠시 나온다.

2막에서는 슈가플럼 요정의 나라 무도회인데 라트만스키에서는 요정이 전혀 춤을 추지 않는 캐릭터인데 반해 여기서는 프리마 발레리나다. 슈가플럼요정(Abi Stafford)과 파트너(Robert Fairchild)의 댄스가 정말 일품이었다. 파드되도 멋졌고, 솔로 댄스도 정말 멋진데다 춤을 정말 완벽하게 췄다. 
라트만스키 버전에서 파드되가 박수를 더 받았는데 이유를 알 것 같다. 발란신 버전이 솔로 댄스에서 고난도의 회전과 어려운 동작이 확실히 더 많다. 안무를 참 훌륭하고 알차게 짜셨네 하는 감탄과 박수가 절로 나온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눈은 머피+홀버그가 훨씬 더 즐거웠음. ^^;)

약간 불안불안하며 봤던 ABT 넛크래커에 비해 오래된 역사만큼 확실히 무대도 안정적이고 여러모로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1막세트도 멋지고, 2막 세트도 심플하지만 핑크색 무대가 너무 예쁘다. 

좌석도 너무 좋아서 호강하며 봤음. 역시 돈을 투자해야 좋게 보는구나, 라는 걸 새삼 깨달음. ^^
연말 프로그램이다보니 소공녀풍 소녀들이 또 잔뜩~~  거기다 1st ring이라 그런지 그냥 예쁜게 아니라 정말 고급스럽고 깜찍하게 꾸민 여아들이 많이 왔다. 데리고 놀면 금새 지치지만 (코이아나 케이스;;) 구경하는 건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