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ed by Dayna Goldfine and Dan Geller


Ballerina나 Born to be wild가 댄서 몇 명 중심으로 인터뷰 위주의  TV용 다큐멘터리라면 이 작품은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한 정통 다큐멘터리다.

제목의 발레 뤼스'들'은 디아길레프가 처음에 창단한 발레 뤼스가 아니라 디아길레프 사후 발레 뤼스가 해체되고  René Blum와 Colonel Wassily de Basil이 창단한  Ballet Russe de Monte Carlo와 그 이후 발레 뤼스가 두개로 갈리며 '발레 뤼스 몬테 카를로'와 'Original Ballet Russe' 두 개의 발레단이 문을 닫을때까지의 길고 우여곡절이 많은 스토리를 지금 살아 있는 이 시대의 발레 뤼스 출신 댄서들의 인터뷰와 함께 담은 작품이다.

영화는 발레 뤼스에 한번씩 몸담았던 댄서들의 reunion으로 시작한다. 모두 러시아 혁명 때문에 피난을 온 이민자 출신으로 현재는 전부 미국시민권을 가지고 미국에 살고 있다.

Blum과 Basil은 1932년 발레 뤼스 드 몬테 카를로를 창단하며 몇 명의 안무가와 함께 일했는데 그 중 발란신이 메인 안무가가 되었다. 발란신은 '발레의 생명은 발레리나'라며 the baby ballerinas라는 십 대 초반의 세 명의 발레리나들을 발굴해서 스타로 만들기도 했다. Tatiana Riabouchinska (1917 – 2000)와 Tamara Toumanova (1919 – 1996), 그리고 Irina Baronova (1919 – 2008)가 그들인데 이들은 나중에 Basil과 Massine이 갈라서며 두 개의 발레 뤼스로 갈릴때 갈라지게 된다.
다큐에는 이들의 인터뷰가 많이 나오는데 지금 보니 1996년에 돌아가신 분도 계신다. 그 전에 해 놓은 인터뷰를 쓴 모양이다. Tamara Toumanova 가 계속 따로 인터뷰를 해서 이 분만 마신의 발레단으로 옮겨서 사이가 안좋아서 그런가 했는데 그게 아니었던듯.

어쨌든 발란신이 자리를 잡고 있는 동안  Léonide Massine이라는 발레리노 출신의 안무가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자  블럼과 바질은 순식간에 발란신을 자르고 마신을 메인 안무가로 앉힌다. 발란신이 잠시 휴가를 간 새에 바로 앉히고 쫓아냈다는. 토사구팽이라더니... 쯧. 러시아인들 절대 믿지 말라고 중간에 누가 말함. ㅋㅋ
마신은 교향곡과 발레를 접목시키는 등의 대단한 도전을 해서 엄청나게 흥행하게 된다. 디아길레프의 제자이기도 한 마신은 그에게 백작품을 안무하겠다고 약속했는데 110곡이 넘는 발레를 안무했다고. 이 때 발란신은 미국으로 가서 뮤지컬, 필름, 발레 등등 손을 대지 않은 게 없었는데 하는 것마다 다 실패하고 있는 중. ㅠㅠ
블럼과 바질이 사이가 안 좋아져서 블럼은 발레단을 떠나고 바실이 주인이 된다. (블럼은 1941년에 나찌의 파리 침공과 함께 바로 잡혀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사망한다.)
하지만 바질과 마신은 점점 사이가 나빠졌고, 결국 마신은 몰래 발레단을 구성해서 1938년 새로운 발레단을 창단하게 된다. 처음에는 둘 다 같은 이름을 썼는데 법원소송에서 마신이 승리. 마신은 Ballet Russe de Monte Carlo를 그대로 쓰고 바질은 Original Ballet Russe라는 이름을 쓰게 된다.  대신 마신은 안무에 대한 저작권을 다 잃어 새로운 안무를 만들어야했다.

두 발레단의 대립이 치열했으나 이것은 전쟁 때문에 바로 사라진다. 전쟁이 터지자마자 두 발레단 모두 미국으로 피난을 가고 미국의 도시를 돌며 긴 여정의 발레 공연을 하게 된다. 이때 발레단과 함께 아직도 십대인 발레리나들의 엄마들도 따라 다녔다.

전쟁이 끝난 후 결국 몬테카를로 발레단에 밀린 Original Ballet Russe는 호주와 남미를 돌며 성공적인 공연을 하지만 결국 1947년 영국에서 마지막 공연을 하고 문을 닫는다.
발레 뤼스 몬테카를로의 경우는 마신이 중간에 떠나고 뱅커 출신의 단장이 안무가 없이 계속 발레단을 꾸려나갔지만 결정적으로 꼬르드발레 출신의 발레리나에게 빠진 재능이 뛰어나지 않은 그녀를 프리마 발레리나로 밀며 다른 프리마 발레리나와 발레리노들이 발레단을 속속들이 떠나고, 그때 이후로 급격히 하향세를 타기 시작. 결국 1968년에 문을 닫게 된다.

발레 뤼스 출신의 무용수들이 미국에 뿌리를 내리고 전역에 거주하며 발레단, 발레스쿨을 창설하고 발레 인재들을 키웠으니 미국이 행운이랄수도 있고, 모든 망명객들을 받아주고 지원해줬으니 영리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스토리가 흥미로워서 기억과 위키에서 찾아본 자료 위주로 적었는데 아마 다른 부분도 많을듯. 나중에 다시 한 번 봐야겠다. 포스팅한 글과 대조해보며.

본 후 한가지 더 감상은... 세월은 정말 잔인하다는 것. 마음은 여전히 청춘인데 젊었을때의 그 눈부신 아름다움도 사라지고 쭈글거리고 늙은,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육신만 남은 아쉬움이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