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당삼식

일상/삼식이 2013. 7. 14. 23:20 Posted by gardenia

밤산책 중.

내가 가려는 쪽으로 안가려고 버틴다.

반대쪽 옆집에 길고양이인지 기르는 고양이인지 마당에 상주하는 회색고양이가 있는데 그 고양이 보려는 것.

할 수 없이 그쪽으로 길을 향했다. 

고양이 있나 없나 살피는데 갑자기 차 밑에서 회색고양이 등장. 등을 아치형으로 구부리고 꼬리가 하늘로 솟구쳤다. 입에서는 무서운 끼옹~ 소리. 그야말로 전형적인 위협자세. 

(난 실제로 고양이가 저렇게 완벽하게 위협하는 자세 취한 건 처음봤다.)

어쨌든 고양이 잡으려고 위세당당하던 삼식이, 고양이의 기세에 눌려 허둥지둥 꼬리가 빠지라 줄행랑........ -_-

으이구, 허당같은 놈.




또 하나 더.

비교적 자유롭게 아이를 풀어키우는 편인데 유일하게 못하게 하는 것 하나. 

삼식이 밥그릇가지고 장난치는 것.

개밥을 사탕이라 생각하는지 개밥만 보면 한웅큼 쥐어 물통에 넣고, 꼭 한알씩 입에 집어 넣고 우물우물한다.

보통 부엌을 게이트로 닫아두는 편인데 열려 있거나 기회가 있으면 우다다닥 소리를 내며 기어감.

개밥그릇쪽으로 맹렬히 달려가는 아가를 잡아서 다시 소환해오면 삼식이가 늘 하는 일이 하나 있다.

지용이가 만지지 못한 제 밥그릇으로 가서 아주 맛나다는 듯이 아삭아삭 먹음. 항상 먹지도 않고 밤에 자기 전에 찬 밥 물에 말아먹듯이 후다닥 먹어치우는 제 밥을... 

지용이 약올리려고 하는 짓.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