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식이 병원 2차 후기

일상/삼식이 2012. 2. 6. 07:40 Posted by gardenia
애가 주말 동안 단단히 고생 시키려고 작정을 했다.
토욜 밤(어젯밤).
닭가슴 살 삶은 거 잘 먹고,  자는 애를 안아다 침대에 옮겼더니 갑자기 낑낑거리며 예민하게 굴며 아픈 척을 한다.
아기인양 하나 싶어서 신경 안쓰고 재움.
아침에 일어났더니 오른쪽 앞발 안쪽 가슴 근처에 손이 스치기만 해도 애가 기절을 하려고 한다. 
잠도 못자고 눕지도 못하고 쭈그리고 앉아 있는데 얼마나 불쌍하고 걱정이 되는지 눈물이 왈칵. ㅠㅠ
병원에 전화했더니 예약이 다 잡혔다고 오후 5시가 되어야 오란다.
약 부작용인지, 장기가 안 좋은지, 뭘 삼켜서 그런건지 감이 잡히지 않아서 다시 전화해서 밥이랑 약 먹여도 되냐고 물었더니 일단 다 먹이고 예약시간을 2:30으로 당겨줬다.
모님이 말씀하신대로 북어 삶아서 국물로 죽을 해서 닭가슴살 잘라서 같이 섞어서 줬더니 미친듯이 먹는다. 어제는 밥은 먹지도 않더니 죽은 맛있었나 보다.
그나마 식욕이 왕성한 거 보니 다행.
한시쯤에 B군이 밖에 데리고 나갔는데 변은 안 보고 오줌만 좀 싸고, 동네 친구 Rider를 만나서 고새 둘이 좀 놀았다는 것이다. 둘이 심각하게 잘 노는 아이들인데 그렇게 많이 놀지는 못하고 몇 번 구른 모양.
그런데 Rider도 사흘간 설사를 해서 약 먹고 있는 중이라고... 이 동네에 뭔가가 있나 ㅡㅡ

그러고 시간이 되어 병원을 가니 이번에는 키가 크고 젊은 백인 남자 쌤이다.
나중에 물어 보니 노스 다코타 출신에 (노스 다코타에서 온 사람 첨 봤음;;) 학교는 콜로라도에서 다녔는데 노스 다코타 병원에선 임신한 암소 C섹션도 많이 하고 큰 동물 많이 다룬듯. ㅎ
각설하고, 너무 아파해서 손도 대지 못하던 오른쪽 겨드랑이 부분을 문진했는데 말랑말랑한 덩어리 같은 게 잡힌다. 그 아래 갈비는 건드려도 아프지 않아 하고, 딱 표피 부분에 어른 손가락 한마디만한 그 덩어리가 문제였다.
겉이라 X-Ray할 필요 없다 하시고, 피나 고름이 나오나 주사기로 찔러 넣어 보았으나 아무 것도 나오지 않는다.
선생님의 추측은 1. 어디에 부딪혀서 혹이 크게 났거나, 2. 뭔가 이상한 곤충한테 찔려서 부은 것 같다는 것이다. 그것 외에는 설명이 안된다고. 벼룩은 주로 엉덩이 쪽이 물리고, 약 부작용이라기엔 이런 케이스를 한 번도 못봤다고.
그래서 이번에도 안티 바이어틱이랑 약 먹으면서 덩어리가 작아지나 지켜 보기로 하고. 베네드릴 주사로 투여하고, 약 받아서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도 진찰료랑 약이 백불. ^^; 

아직 확실하게 나은 것도 아니고 결론도 안 났지만 장기 안쪽이 문제가 아니라서 정말정말 다행!
집에 와서 약 먹인다고 또 닭죽을 좀 먹였더니 미친듯이 먹는다.
먹고 약기운 때문에 쿨쿨 자고 있음.

삼식이 덕분에 어제는 B군 친구의 생일파티였는데 못 가고, 오늘은 슈퍼볼 선데이라 브룩클린의 친구네 슈퍼볼 파티 가려고 했는데 못간다고 연락하고 B군만 가까운 몬클레어의 팻네 슈퍼볼 파티에 갔다.

밥 먹고, 약 먹고, 잘 자고 있으니 이젠 좀 괜찮기를 기원할 밖에.
롱~ 위크엔드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