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B군이 공항으로 떠나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이제껏 가장 무시무시하고 실감나는 악몽에 시달림. ㅜ.ㅜ
7시 반에 맞춰 놓은 알람을 껐다켰다 하다가 눈을 뜨니 8:20분! 아침에 할 일도 엄청 많은데 망했다!
부리나케 삼식이 밥부터 먼저 챙겨놓고 샤워하고 옷 입고 준비하는데 삼식이는 창가의 쿠션에 앉아 멍하니 비바람이 치는 바깥을 구경하고 있다.
(좀 있다 자기가 저 안에 들어가 생고생 할 줄 모르고…)
밥 먹으라고 불러도 먹지도 않아 숟가락을 들고 가서 조금씩 떠주자 그제야 먹는다 (해동한 오리고기)
아침부터 입맛이 없는지 안 먹으려는 걸 따라다니며 숟가락으로 먹임.
아침을 안 먹으면 종일 쫄쫄 굶어야 한다. 데이케어에서는 밥을 안 줌.
따라다니며 밥 먹이면서 이거야 뭐 애 하나 키우는 거나 마찬가지군, 했다. ㅎㅎ
코트 입히고 문을 나서니 벌써 9시 5분전. 대박 지각 예약!! ㅠㅠㅠㅠ
밖에 나오니 비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우산 뒤집어지고, 삼식이는 나가자마자 홀딱 젖어서 비오는데 안 걸으려고 하고 가방, 리쉬, 우산 들고 비바람 속을 한걸음 한걸음.. 결국 우산은 포기하고 나도 홀딱 젖음… ㅠㅠ
그 와중에 또 응가는 두번이나 누고.
지하철 근처의 데이케어에 도착하니 진이 다 빠진다.
코트는 젖었지만 몸은 안 젖어서 수건 빌려서 홀딱 젖은 머리랑 다리를 닦아주니 데이케어 언니야가 안으로 데리고 갔다.
강아지는 얼추 15~20마리 정도 와 있는듯.
대박 지각때에 얼른 가려다 뭐하나 궁금해서 창밖으로 내다 보니 잭 러셀 비슷한 종류의 놈이 벌써부터 시비를 걸어 걔랑 놀고 있다.
예전에는 제일 작았는데 이제는 다른 개들과도 비슷비슷한 크기다. 언제 저렇게 컸누, 싶다.
거기다 예전에는 보자마자 창에 딱 달라붙어 나를 보더니 오늘은 나는 안중에도 없다.
그래도 잘 놀고 있는 걸 보니 안심이 되어 흐뭇한 마음으로 돌아섬. ㅎㅎ
회사는 물론…. 50분이나 지각. -_-;
내일은 한시간 일찍 일어나야지. 흑흑.
엄마의 마음 II
B군이 싱싱한 레몬을 바구니 가득, 새 꿀을 한 통 사놓고 갔다.
없는 동안 레몬티 마시라고.
사소한 거지만 감동 ㅠㅠㅠ
신랑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