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a Karenina
 

Wednesday, July 13, 2011, 8:00 pm



CAST
Anna Arkadievna Karenina: Islom Baimuradov 
Alexei Kirillovich Vronsky: Yuri Smekalov 

THE PRODUCTION TEAM
Composer: Rodion Shchedrin 
Choreography: Alexei Ratmansky 
Set Designer: Mikael Melbye 
Lighting Designer: Jorn Melin  
Cinematographer: Wendell Harring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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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July 14, 2011, 8:00 pm



CAST

Anna Arkadievna Karenina: Ekaterina Kondaurova
Alexei Kirillovich Vronsky: Andrey Ermakov 


쓰다말다 쓰다말다 한 키로프 발레 아나 카레리나 감상문 끝내는 중.
쓰다말다 쓰다말다 했더니 까먹기도 했고, 그리 쓸 것도 많이 없음. 간단버전.

스케쥴상 13일, 14일 아나 카레리나를 연속으로 보았다. 13일 로파트키냐, 14일 콘다우로바. 로파트키냐님은 말 할 것도 없고, 콘다우로바님은 지젤때 윌리를 너무 인상깊게 봐서 보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로파트키냐의 아나 카레리나를 14일 목요일에 하고 하나만 봐도 될뻔했다 싶다.
전날 곱사등이 망아지를 보고 바로 다음날 로파트키냐 아나 카레리나를 봤는데 이날 컨디션이 정말 안좋고 피곤해서 집중을 제대로 못했다. (연속 외출은 힘들다. 나이는 못속이는겨 ㅠㅠ)
담날 콘다우로바 공연은 일찍 잠자리에 들고, 노력을 한 끝에 그나마 몸 컨디션은 나았는데 공연 자체가 몇 가지 이유로 전날 대비 별로였다.

우선 로파트키냐의 아나 카레리나.
공연을 보러가 플레이빌을 열어보니 사이트에 있는 것과는 캐스팅이 전혀 달랐다. 그리고 익숙한 듯 아리송한 이름 유리 스메칼로프. 나온 것을 보고는 아하! 전날 곱사등이 망아지에 나왔던 우스꽝스러웠던 시종이구나 했다.
중간 가르마에 이상한 표정을 하고 검정색 바탕에 엉덩이에 노란색 하트가 그려진 이상한 옷을 입고 있었는데 회색의 군복을 입고 있으니 멀쩡한 미남자다. 그리고 공연 전체에 시종일관 존재감을 드러내며, 엄청난 기를 뿜어내는 로파트키냐와 팽팽하게 맞섰다. 지난번 지젤을 봤을때 상대역이 참 흐렸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스토리가 달라서 그런가 싶었는데 다음날 공연을 보니 스메칼로프가 대단했던 거구나 싶었다.
곱사등이 때도 느꼈지만 스메칼로프의 발레는 왠지 전통 클래식 느낌이 안들고 약간 독특한데 초보자의 눈으론 이유를 모르겠당. 
로파트키냐님은 말할 것도 없고. 발레 너무 우아하고, 역할의 몰입도 너무 좋다. 둘이 케미스트리가 좋아서 아나 카레리나가 단란하고 부유한 가족과 자식을 두고 떠난 이유도, 젊고 매력적인 귀족남자가 주변의 예쁘고 매력적인 여자들 다 두고 아나 카레리나에게 빠진 이유도 충분히 납득이 간다.

무대는 단촐한 공간에 약간의 소품과 영상과 엑스트라들로 장면 전환을 잘 해주었다. 소품으로 아주 커다란 기차가 하나 나오는데 기차가 쉴 때 잠깐 내려 눈오는 밤에 추던 아나 카레리나와 듀엣 멋졌다.
소설이 바탕이라 드라마틱하고 러시아의 겨울과 사교계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발레도 멋졌지만 섬세하게 드러나는 감정선이 아름다운 발레인 것 같다.


다음날 콘다우로바 버전은 비교해서 짤막하게. 

전날 피곤했지만 만족스러운 공연을 보았더니 이 날은 확실히 아쉬운 게 많았다.
콘다우로바의 상대역이었던 안드레이 예르마코프는 춤은 아름답게 추는데 존재감이 없고, 넘 밋밋했다. 자식도 있고 행복하고 안정된 지위에 있던 유부녀가 모든 걸 뿌리치고 가는 알렉세이 브론스키의 모습은 이게 아니잖아, 라고 계속 생각하며 보게 되었달까. ㅠㅠ
솔직히 아나 카레리나 역 역시 마찬가지. 춤은 둘 다 워낙 잘 추니 내가 비교할 것도 없지만 로파트키냐는 그야말로 우아하게 원숙미 있는 매력적인 유부녀로 나와 브론스키가 그녀에게 올인하는게 완전 공감이 가는 반면 콘다우로바의 아나 카레리나는 카리스마는 있지만 다른 의미로 매력적이었다. 
고양이처럼 치켜뜬 눈이며 색기 넘치는 유부녀라고 할까. 뭔가 검은 옷을 입어도 그 섹시함이 묻히지 않는 화사한 느낌의 아나 카레리나였는데 전날 로파트키냐의 아나 카레리나에 매혹을 당한 나로써는 콘다우로바의 카레리나가 쏘쏘.
차라리 콘다우로바의 공연을 먼저 했으면 비교가 덜 되었을텐데 바로 담날 한 것도 있고해서 안 할 수가 없었다.
로파트키냐님의 아성은 웬만한 사람은 무너뜨리기 힘들겠다.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