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 Opera] 리골레토 (Rigoletto)

공연/전시/오페라 2009. 4. 11. 01:32 Posted by gardenia

1장:

16세기 북이탈리아. 천하의 호랑방탕 바람둥이 만토바 공작.
눈에 뜨이는 여자면 유부녀든 뭐든 상관않고 감언이설로 꼬드기는 전형적인 바람둥이.  
이 여자도 저 여자도 다 똑같다, 오늘은 이 여자를 사랑하고 내일은 이 여자를 사랑하리~  하면서 터진 입으로 잘도 지껄이시는 만토바 공작의 아리아. 

Questa o quella (테너 Joseph Calleja)


 

Questa o quella per me pari sono
a quant' altre d' intorno mi vedo,
del mio core l' impero non cedo
meglio ad una che ad altre beltà
La costoro avvenenza è qual dono
di che il fato ne infiora la vita
s' oggi questa mi torna gradita
forse un' altra doman lo sarà.
La costanza tiranna delcore
detestiamo qual morbo crudele,
sol chi vuole si serbi fedele;
Non v'ha amor se non v'è libertà.
De' i mariti il geloso furore,	
degli amanti le smanie derido,	
anco d' Argo i cent'occhi disfido
se mi punge una qualche beltà.	
This girl or that girl are just 
the same to me,
to all the others around me
I won't give away my heart
to this beauty nor to the others.
Their charm is a gift
Given by destiny to embellish their lives
If today I love this one
I'll probably love someone else tomorrow.
We hate constancy, the heart's tyrant,
as if it were a cruel plague,
Let those who wish to be faithful 
keep their fidelity alive;
There is no love without freedom.
The rage of jealous husbands
and lovers' woes I despise,
I can defy Argo's hundred eyes
If I fancy a beautiful girl.

몇달 전 어디서 굴러 들어온 곱추 광대 리골레토가 아름다운 정부를 숨겨 놓고 산다는 소문이 돌고, 발빠른 만토바 공작은 알고보니 벌써 전에 작전에 들어가셨다.
실제로 정부가 아닌 리골레토가 애지중지 키우는 딸인 질다(Gilda)는 오직 교회출입만 허용되었는데, 교회에서 눈에 들어오는 훤칠하게 잘생긴 교회옵빠가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 오빠가 바로 만토바 공작이었다. 질다는 그것도 모르고 막연히 그 오빠를 동경하고, 이 잡놈 만토바 오빠는 리골레토가 출타한 사이 집에까지 기어 들어와 자기는 가난한 대학생이고 거짓말하며 질다를 유혹한다.

순진한 질다는 그것도 모르고 좋아서 행복에 겨워 아리아를 부르며 난리를 친다. (Caro nome) 

얘도 알고 보면 은근히 까졌음. 교회 가서 기도는 안하고 교회오빠나 보면서 눈이나 맞추고. 지 애비가 그렇게 걱정하는데 말이다. ㅉㅉ

Caro nome:



Caro nome che il mio cor
festi primo palpitar,
le delizie dell'amor
mi dêi sempre rammentar!
Col pensiero il mio desir
a te ognora volerà,
e pur l' ultimo sospir,
caro nome, tuo sarà.

Sweet name, you who made my heart
throb for the first time,
you must always remind me
the pleasures of love!
My desire will fly to you
on the wings of thought
and my last breath
will be yours, my beloved.


2장:

만토바 공작의 신하들이 소문이 난 리골레토의 정부를 구경하러 가고 질다를 납치한다.

자기가 찍어 놓은 여자가 괴한들에게 납치당한걸 알고 열받아서 씩씩거리며 언넘들이 내가 침발라 놓은 여자를 납치했냐, 걔는 진짜 특별한 느낌이었단 말이다, 라고 투덜거리던 만토바 공작은 자기 부하들이 납치했단 말을 듣고 이게 웬떡이냐 하면 쌩-하니 질다를 정복하러 달려간다.

궁전에 나타난 리골레토. 울며불며 내 딸 내 놓으라고 횡패를 부리고, 정부가 아니라 딸이란 말에 살짝 놀라긴 하지만 다들 시치미를 뚝 뗀다. 그리고 만신창이가 되어 나타난 질다. 후회를 해봤자 때는 이미 늦었고....
하지만 몸 가는데 마음 가고 마음 가는데 몸이 간다고 질다는 아직도 사깃꾼 교회옵빠 만토바 공작을 사랑한다고 아버지한테 징징거린다.


3장:

아부지는 그런 질다를 데리고 놈의 실체를 보여주려고 만토바 외곽의 스파라프칠의 집으로 데리고 간다. 스파라프칠은 청부살인업자인데 미모의 여동생 마달레나를 이용해서 살인대상을 꾀어서 죽이는 일을 하고 있었다. 리골레토의 사주로 이미 만토바 공작한테 작업을 시작해서 만토바 공작이 마달레나를 만나러 이 집에 와 있었다. 
리골레토와 질다가 밖에서 보니 가관이다.
상대에 따라 작업을 달리하는 만토바 공작. 뇌쇠적이고 알 거 다 아는 마달레나에게는 질다 때와는 다르게 대놓고 지분거리고 있다.

La donna è mobile :  여자의 마음은 갈대

La donna è mobile
Qual piuma al vento,
Muta d'accento — e di pensiero.
Sempre un amabile,
Leggiadra viso,
In pianto o in riso, — è menzognera.

This woman is flighty
Like a feather in the wind,
She changes her voice — and her mind.
Always sweet,
Pretty face,
In tears or in laughter, — she is always lying.

이 따위 소리를 지껄이며 마달레나한테 결혼하자 등등 온갖 감언이설을 지껄인다. (확~ 줘패고 싶었다)
그리고는 만토바 공작이 마달레나에게 감언이설로 꼬드기고 (테너), 마달레나가 줄듯 안줄듯 튕기며 맞대응 (메조 소프라노) 밖에서 완전히 충격의 도가니인 질다 (소프라노), 불쌍한 딸내미를 위로하는 리골레토 (바리톤)의 사중창

Bella figlia dell'amore:  

쇼크먹은 질다는 울고 불고, 리골레토는 저 잡놈을 죽이기로 결정하고 질다한테는 험한 꼴 보이고 싶지 않아서 남장을 하고 베니스에 있는 고모네 집으로 피신하라고 한다.
푹풍우가 몰아치는 그날 밤, 질다는 흔들리는 여심에 걱정이 되어서 스파라프칠네 집으로 다시 찾아온다. 거기서 충격적인 소리를 듣는다. 
새끈한 만토바 공작의 외모와 작업에 빠진 마달레나가 오빠한테 만토바 공작을 죽이지 말라고 꼬드긴다. 차라리 찾아온 곱추를 죽이고 나머지 잔금을 챙기라고 말하고 있다. 오빠는 불같이 화를 내며 내가 깡패인줄 아냐, 내 직업을 뭘로 보냐. 어떻게 의뢰인을 죽일 수 있느냐고 막 소리친다. 
하지만 여동생의 부탁을 저버릴 수는 없고, 꾀를 낸 게 처음으로 찾아오는 손님을 죽이겠다, 그 놈을 죽여서 만토바 공작이라고 속이고 곱추에게 주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폭우가 몰아치는 밤에 누가 찾아 오겠나, 거기다 곱추는 내일 아침에 잔금을 들고 확인하러 오겠다고 했고.
밖에서 다 들은 질다는 자기가 만토바 공작과 아버지를 대신해서 죽기로 결심한다. 제일 큰 이유는 아직도 만토바 공작을 사랑하니까. 
에효, 그노무 사랑이 뭔지.
질다는 난 죽기는 아직 어린데, 무서운데... 그러면서도 결국은 죽음을 택하고, 아침에 찾아온 리골레토는 딸의 복수를 했다고 룰루랄라하면서 시체포대기를 강에 버리려는 순간! 아침 댓바람부터 신나서 노래를 부르는  만토바 공작의 목소리를 멀리서부터 듣는다.
부들부들 손을 떨면서 포대기를 열어 보니 그것은 딸 질다의 시체였다. 아직 목숨이 붙어 있는 질다. 아버지에게 모든 걸 다 용서하라며 멀리멀리 떠난다.

<fin>

작년 9월부터 시작한 2009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시즌이 끝났다. (공포의-_-; Ring Cycle 시리즈 4부작 제외)
이번 시즌엔 지난 목요일 마지막으로 본 리골레토 외에(만토바 공작 역은 첫번째와 네번째 영상에 나오는 Joseph Calleja 질다는 두번째 영상의 Diana Damrau였음. 소프라노 목소리가 닭살 돋을 정도로 좋았다), Cavalleria Rusticana/PagliacciMadama ButterflyDon Giovanni를 봤다. (왠지 하나 정도 더 본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 뭐지? -_-;)
이번 시즌엔 초연하는 작품이 많아 유명한 작품 위주로 보는 오페라 초보인 우리는 패스한 게 많음.
다음 시즌엔 Tosca, 투란 도트, 카르멘, 세빌리아의 이발사 등등 왕건이가 다시 우르르.
투란 도트는 그 전 프로덕션이 진짜 좋았는데 그래도 새 프로덕션이라니 또다시 기대중.
가을부터 다시 고고! 
싼 티켓으로 좋은 자리에서 보게 호강하게 해주신 Agnes Varis 여사와 남편 Karl Leichtman 님께 무한한 감사를. ㅋ- 담 시즌부턴 제대로 잘 차려입고 갈게요~ ㅎㅎ
 

+) 나인온의 제보에 의해: La Traviata (춘희)도 보았다. 투란도트와 함께 프랑코 제페렐리 감독의 프로덕션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