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첫날

일상/Journal 2012. 9. 25. 08:19 Posted by garde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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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두고 출근 첫날. 새벽부터깨서 기분이 이상하다.
8시 반. 데려다준다고 아기와 삼식이까지 온식구가 같이 집을 나섰다.
지하철역에서 헤어지는데 맘이 아프다. 작정을 많이해서 그런지 눈물까지 나지는 않는다.
근 오개월만에 출근하니 온 사람들이 환영을 해주고 찾아와서 짬짬이 수다떨고 사진 보여주고 바쁘다.
그 와중에 아기는 잘 있는지 걱정된다.
보스언니야랑 회사 돌아가는 이야기 듣고 내 자리 청소하고 프리랜서가 쓴 컴터 정리하고 일할 준비를 한다.
샘플 어푸르벌 내고, 엉망인 파일 정리하고 그 사이 또 직장의 용띠 아기엄마들과 수다떨고 몇 주 지나면 괜찮다던가, 요즘 야근이 많아서 집에 들어가면 벌써 아기가 자서 섭섭하다, 이런 얘기들을 나눈다.

그 와중에 아기는 잘 있는지 걱정된다. 

동네 친구와 멕시칸 음식을 먹으며 교대로 안고 있다고 한다. 조금 안심이 된다.
이래저래 바쁜데도 아직도 세시간이나 남았다.
아기가 잔다고 모니터에 자는 모습 찍은 사진을 보낸다. 드디어 맘이 좀 놓인다.
스피커연결해서 라디오 켜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다. 

퇴근시간 한시간을 남겨두고 드디어 걱정하던 전화가 온다. 

아기가 깨서 이유없이 미친듯이 울기 시작한단다. 하도 악을 쓰고 울어서 눈물이 맺혔단다. 

걱정이 되어서 가슴이 쿵쾅쿵쾅뛴다.
십여분 뒤 좀 잠잠하다고 문자가 왔다.
다시 십여분 뒤 아기가 다시 악을 쓰고 울기 시작한단다.
조금 뒤, 정글짐에 눕혀놓으니 조금 진정되는 기미란다.
끝났나보다 안심하고 있는데 다시 엉엉 울기시작한단다. 

가슴이 내려앉는다.
기어이 십분을 남겨두고 퇴근을 해서 미친듯이 집으로 간다.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다. 아직도 우나 걱정이 앞선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복도를 걸어 문을 열으니 집이 조용하다. 

휴대폰은 얌전히 카운터탑위에 놓여있다.
열쇠랑 휴대폰만 챙겨서 밖으로 향한다. 

강아지놀이터로 향하는데 유모차와 반팔차림의 신랑, 살랑살랑 꼬리를 흔드는 삼식이가 보인다.
아기는 유모차안에서 얌전히 자고 있다.

마음이 놓이면서

..........지친다. ㅠ.ㅠ 

집으로 돌아와서도 아기는 곤히 자고 있다. 이대로 밤잠으로 넘어가려는 모양이다. 

제대로 한 번 안아보지도 못했는데...

이 생활도 적응이 되겠지. 

지금 당장은 한없이 우울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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