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4일차!

일상/Journal 2012. 8. 14. 03:43 Posted by gardenia
1. door to door로 만 22시간의 여행끝에 한국에 도착했다.
한국까지 열네시간에 다시 대구까지 50분 비행 동안 아가는 다행스럽게 거의 잠을 자서 대략 편안한 여행을 했다.
'대략'의 뜻은 걱정했던 것보단 나았지만 그래도 베시넷에서는 안자려는 자는 아이 안고 있고, 똥오줌기저귀 몇 번 갈아주고, 젖물리고 분유주고, 틈틈이 자 주고 밥 먹고..... 내 한몸 건사할때보다 비교도 안되는 노동력을 쏟았다는 뜻이다. ㅠㅠ
비행하면서 영화 한 편 안 보고, 책 한 자도 안 읽은 여행은 처음이다. ㅠㅠ

2. 아이들이 다 기숙사 생활을 해 빈방이 많기도 하고, 작은언니가 같은 단지에 살아 접근이 용이하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엄마가 두 달 동안 방치한 친정집의 에어컨이 작동이 안 돼 큰언니네에 머무는 중이다.
공항에 작은언니 큰언니 차 두대가 와서 픽업. 엄마까지 세식구가 와서이기도 하지만 아가본다고 다들 흥분해있고 극진한 환영을 받았다. ^^
원래 한국에 오면 가족들은 두어번 보는 게 고작인데 이번엔 온날부터 거의 합숙생활을 하고 있다. 다들 너무 이뻐해 초등 남자조카까지 물고빨고 하고 있고 밤에 아가도 큰언니랑 작은언니가 돌아가며 봐주기도 하고.. ㅎㅎ;;
심지어 한국에 오자마자 그날 저녁 바로 만나곤 했던 베프 P양도 일요일날 겨우 만났다. 언니네 와서 아가랑 놀다가 저녁에 외출해서 같이 영화보고 헤어졌다. 2년만에 만나도 전날 본 것처럼 아무일이 없는 건 좋다고 해야할지 문제라고 해야할지... ^^

3. 더위 때문에 너무너무 걱정을 많이했는데 마침 폭염이 한풀 꺾여서 다행이다. 낮에는 그래도 더워서 에어컨을 조금 켜야하지만 밤에는 꽤 쌀쌀해서 이불 덥고 자야하니 이 정도면 굿!
습도는 미국에 비해 정말 엄청나다. 덥기도하지만 습도가 높아서 더위에 조금만 움직여도 등이 푹 젖는다.
폭우도 쏟아졌으니 조금 더 시원해지겠지? 어쨌든 걱정한만큼 최악은 아니라서 정말 다행. ^^

4. 아기가 태어난 이후부터 온 잠을 자본적이 없어서 시차적응 별로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저녁때면 잠이 쏟아진다. 오늘도 한의원 들렀다 집에 와서 저녁잠 한 번 자고, 저녁 먹고 아홉시부터 네시간을 내리자고 깨서 새벽에 이러고 있음.
희망사항이었던 때는 바로 다음날 밀었는데 아줌마가 너무 아프게 밀어서 하나도 즐겁지 않았고, 더위를 피해 간 동네 커피숍에서 먹은 빙수는 그럭저럭. 오늘 한 머리는 단발펌이 너무 세게 나와서 삼각김밥 모양이다. ㅎㅎ
때는 잘하는 아줌마한테 다시 밀면 되고, 팥빙수는 맛난데서 또 사먹고, 머리는 좀 풀리면 나아지겠지? ^^

5. 내일 원래 잡혀 있던 차모임에 끼느라 당일치기 상경을 잠시 하는 것 외엔 9월 10일 가는날까지 아무 일정이 없다.
이번달 말에 작년 우리 회사에서 인턴을 했던 대학생 아가들이 대구온대서 만나기로 했는데 날짜는 잡지 않았고, 미국에 들러서 만났던 주리가 이달 중순에 다시 도쿄에 돌아간대서 도쿄 놀러갈 생각도 있지만 모유수유 때문에 걱정. ㅠㅠ 그래도 이박삼일 정도 주리네 머물며 맛집도 가고 같이 돌아다닐까 싶다.

만나고 싶은 친구들 언니들 동생들 아직 아무한테도 연락을 못했는데 내일 서울서 돌아와서 연락할게요. ^^